광장/조각/내기

광장/조각/내기는 공공과 미술이 만나는 곳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다룹니다. 이 프로젝트는 좋은 공공미술을 만들어보려는 실험도 아니고, 구태의연한 공공미술에 비난의 칼날을 하나 더 쑤셔 넣으려는 시도도 아닙니다. 우리는 공공미술이 가질 수 있는 의미를 살피기보다는, 그것의 존재 자체를 묻습니다. 공공미술이라는 것은 과연 가능할까? 만약 가능하다면, 왜 공공미술이라고 불러야 할까? 이런 질문들에서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공공미술은 존재합니다. 너무 많아서 문제가 있죠. 저 광장에는 언제나 기념비가 우뚝 서 있습니다. 소위 ‘건축물 조각’이라고 불리는 특정 양식의 조각들이 곳곳에 가득하기도 합니다. 공공의 기금 투입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공공기관에서 공공사업으로 진행되기도 하죠.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이토록 많은 공공들이 공공이라는 관념에 대한 사유를 전혀 끌어내지 못하는 것에 있습니다.

모두의 영역이라고 여겨지는 광장은 애초에 단일한 공간이 아닙니다. 물리적인 하나의 광장이라고 해도, 그것에는 수많은 장소들이 겹쳐있습니다. ‘광장 조각 내기’는 하나의 문장이면서 동시에 독립적인 3개의 단어입니다. 모여서 하나의 의미를 이루는 상황과 낱말들 각자의 단수성이 함께 작동하는 형상을 상상하면서. 광장과 조각과 공공과 미술의 다른 가능성에 내기를 걸어봅니다. (글: 권태현)

 

기획: 권태현, 최황
작가: 강은희, 김재민이, 주현욱, 차지량, 최태훈, 최황
텍스트: 전솔비, 허호정
디자인: 일상의실천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